4.15 부정선거 의혹에 민식이 부모까지 저격
김무성, '보수 유튜버와의 전쟁' 선포

 

[스페셜경제=오수진 인턴기자] 보수 유튜버들이 보수 국회의원들한테까지 외면을 당하고 있다. 4.15총선 기간엔 미래통합당 내에서 ‘보수 유튜버 챙기기’ 논란이 있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였지만, 요즘 들어서는 보수 유튜버들을 공개 저격하는 의원들이 부쩍 늘었다.

대표적인 보수 유튜버인 신의한수(구독자 123만명), 펜앤드마이크TV(구독자 65만명), 가로세로연구소(구독자 58만명), 고성국TV(구독자 53만명) 등으로, 최다 누적 조회수가 8억 회가 넘어갈 만큼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다.

통합당은 지난해 여러 차례 이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어 고마움을 표현할 정도였다. 당시 나경원 의원은 폐허가 된 우파 세상이 될 뻔했는데 이정도까지 복원 시켜준 것은 우파 유튜버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4.15총선 보수 유튜버들의 아이콘이었던 황교안, 오세훈, 나경원 등 인지도가 높은 보수정당 통합당 의원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이에 보수 유튜버들은 선거 결과를 불복하며 4.15총선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하나둘씩 제기하기 시작했다.

선거 참패 결과를 분석하며 당 재건에 나선 미래통합과는 달리 통합당을 지지하던 보수 유튜버들은 4.15총선의 사전투표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며 들고 일어났다. 이 행각에 몇몇 의원들은 보수 유튜버들을 비판하며 등을 돌렸다.

정치성향에서의 보수주의란 현 상황의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전 제도 중 지켜야 할 것은 개편하면서 점진적인 변화 또는 보존·유지를 선호하는 사상이다. 쉽게 말하자면 바꾸어야할 것은 바꾸되, 지켜야 할 것은 지켜내자는 사상이다.

하지만 최근 ‘보수주의’의 본래 취지는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주의의 격렬한 급진성에 대한 경계와 의심 그리고 근거에 명확한 비판을 해야 할 보수주의는 ‘막말’과 ‘물어뜯기’로 변했다.

변질된 보수주의의 증거는 국민들이 투표로 보여주었다. 4.15총선은 이전 선거 중 투표율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정당 통합당은 국민의 심판을 제대로 받았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공정선거국민여대 대표 양 모 씨 등 5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전투표는 본래 유권자가 투표해야 하는 곳에서 미리 투표를 하는 관내 투표와 부득이하게 다른 지역에 가서 하는 관외 투표가 있는데, 두 경우 모두 투표함을 바꿔치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 유튜버들은 자신들의 주장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거침없는 비난도 멈추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의 탄핵을 찬성한 의원들도 그 비난을 피해갈 순 없었다. 박근혜 정부 탄핵을 찬성한 김무성, 유승민 의원은 배신자라고 불렀으며 이는 자극적인 발언이 아닌 합리적이고 당연한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김무성, 보수 유튜버와의 전쟁 선포…“돈벌어먹으려고 자극적 말 쏟아내”

몇 몇 통합당 의원들은 이들의 행각에 선긋기를 시작했다. 맹비난을 받던 김무성 의원은 끝내 보수 유튜버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의원은 “극우 유튜버들은 조회수를 올려서 돈을 벌어먹기 위해 자극적인 말을 쏟아냈다”며 “지금까지 참았는데 보수 유튜버랑 싸우려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탄핵을 찬성했던 것에 관해서는 “대통령 권력이 잘못됐으면 저항해야지. 그랬다고 유승민 의원을 죽일 놈이라고, 나를 역적이라 그런다”며 “유 의원을 역적이라 하면서 화형식하고 (우리를) 인형 만들어서 개처럼 끌고 다닌 것 다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 유튜버 중 하나인 신의 한수 신 대표는 김 의원의 선포에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튜버들을 상대로 (정부·여당을 대신해) 싸우겠다는 메시지”라며 “간접적으로 문재인에게 항복 선언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유튜버 가로세로연구소도 “문재인 정권이 (사전투표 조작 의혹으로) 총선 무효가 밝혀질까 봐 초조해하니 김 의원이 나선 것”이라며 김 의원을 비판했고 고성국TV에서는 “좌파들이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유튜버를 때려 잡는 거로 좌파와 손을 잡을 것인가”라고 따졌다.

민식이 부모에게도 거짓 주장 의혹 제기…허위 사실 유포로 고소

보수 유튜버의 행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 보수 유튜버 ‘생각모듬찌개’는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진 (故) 김민식(당시 9세)군의 부모가 가해자 측에 7억원 요구, 불륜 관계 등의 왜곡 정보를 주장했다.

이에 김민식 군 부모는 유튜버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유튜버 A씨를 충남 아산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유튜버가 주장한)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불륜설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속되는 허위사실 등으로 인해 너무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허위사실을 유포로 고소당한 생각모듬찌개는 김민식군 유족이 가해자의 보험사에 위자료 7억원을 요구했고 사고 직후 국내에서 손꼽히는 교통 전문 변호사를 선입했다는 주장을 담은 영상을 내놨다. 가해자의 지인이라고 나선 제보자는 ‘일진 출신’, ‘불륜 관계로 지내다 결혼한 사이’라고도 언급했다.

‘생각모듬찌개는’ 보수 유튜버이며 주로 정치 컨텐츠를 다뤘다. 진보 정치인들과 관련된 사건들을 주로 비판해왔다. 이전에도 ‘세월호 쓰리썸’ 발언 등으로 고소가 진행됐었으며 블로그에 문재인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문재앙’이라는 단어를 써 고발을 당했었다.

유가족 고소 입장문에 대해 생각모듬찌개는 “만만한 게 유튜버라 고소한 것 같은데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오수진 기자 s22ino@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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