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마용성↓ 구로·노원↑…“고가 위주만 하락”
코로나19 향방 관건…외곽단지 ‘풍선효과’ 꺼질 수도

 

[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서울 아파트 값이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각종 통계 발표에도 대다수의 시민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세 부담과 대출 규제로 강남3구와 마·용·성 지역 등과 같은 초고가 아파트는 집값이 하락했지만 서울 중저가 단지 위주의 여타 지역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월보다 8274건이나 줄어든 393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9600건) 12·16 부동산대책으로 수요가 둔화됐던 때보다도 훨씬 더 적은 수준이다.

이같이 서울 주택 수요가 위축된 건 정부의 정책에 따른 보유세 부담 등의 일환으로 풀이 된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제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가운데, 주택공급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험이 더욱 커진 탓도 한몫했다.

거래량이 줄어들자 집값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04% 하락했다. 이는 2주 연속 하락세로 낙폭도 지난주보다 0.02%. 커졌다.

특히 이중에서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3구와 강북의 인기지역인 마·용·성의 집값 하락이 두드러졌다.

강남3구의 경우 강남구(-0.24%)와 서초구(-0.24%), 송파구(-0.18%) 등이 가파르게 하락하며 서울 집값 하락세를 견인했다.

강북의 인기지역인 마·용·성 지역도 강남권에 이어 하락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마포구와 용산구는 전주대비 0.04%하락했고 성동구도 0.01% 떨어졌다.

현금 보유 자산가를 제외하면 고가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통로가 사실상 차단된 것이 집값 하락까지 이어진 양상이다.

 

실수요자 집값 하락, 체감 못 느껴

 

다만 이는 고가 아파트에만 한정된 이야기다. 실수요가 집중된 중저가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구로구(0.05%), 노원구(0.03%), 도봉구(0.03%) 등 지역 등은 오름폭을 이어가고 있고 서울 동북권이나 서남권의 중소형(40초과~60이하) 아파트 시장 역시 아직 상승세다.

 

중저가 시장은 초고가 시장에 비해 상승폭이 적었던 데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호가가 내리지 않았다는게 감정원의 분석이다.

 

이처럼 통계와 실수요자의 분위기 상반된 가운데, 가끔씩 전해져오는 한두 건의 거래는 수요자들의 혼돈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하락세가 굳혀진 줄 알았던 강남권 아파트 집값 일부가 상승하기도 해서다.

 

실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99(11)가 지난 7일 종전보다 1억원 높은 22억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수요자들이 집값 하락세를 체감하려면 중저가 아파트 시장에 제동이 걸리고, 급매물 거래가 더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 급매물 거래가 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실수요자들의 눈높이와 실제 가격 사이에는 차이가 크다.

 

아울러 코로나19의 향방이 집값 변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이 지속된다면 일제히 가격이 올라갔던 지역의 풍선효과도 곧 꺼진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가는 경향이 깊어 고가아파트가 하락하면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도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시장에 무겁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실물경제에 충격을 정도가 되면 풍선효과는 오래지속 힘들고 강남과 동조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