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장관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오는 23일 0시 종료 예정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 방한 길에 오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소미아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13일(현지시각) 미 국방부 발언록에 따르면, 이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에스퍼 장관은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에스퍼 장관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예정”이라며 “내 메시지는 매우 명확할 것이다. 몇 달 전 내가 전한 메시지와 같다. 지소미아는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북한의 모든 유형의 활동과 관련해 적기에 정보를 공유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며 “아는 내 동료 장관들에게 이 문제를 극복하고 북한의 나쁜 행동들을 저지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동맹으로서 협력할지에 집중하자고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득을 보는 이들은 북한과 중국 뿐”이라며 “그게 바로 우리가 이 문제를 극복하고 파트너와 동맹국으로서 함께 일하는 상황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자, 문재인 정부는 일본 측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통보했고,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이 오는 23일 0시 이전까지 연장에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지소미아는 그대로 종료될 예정이다.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한미연합 공중훈련과 관련해, 에스퍼 장관은 “외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따라 훈련태세를 큰 쪽으로든 작은 쪽으로든 조정할 것”이라며 “조정을 고려한다면 이는 북한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 외교의 문을 열어둔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연말로 시한을 정한 비핵화 협상을 염두에 두고 한미연합 공중훈련을 축소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외교가 계속되도록 해야 한다”며 “(비핵화)협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정치적 협의”라고 부연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국무부가 이를 이끌어가고 있다. 나는 협상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 약 1조원 수준에서 5조원대로 대폭 증액을 요구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나는 숫자를 말하지 않겠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이끌어가고 있는)국무부 앞에 서고 싶진 않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배치된 군대의 방위 분담금과 관련해 아주 큰 증액을 요구해 왔다”며 증액의 당위성을 내비쳤다.

아울러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에도 방위비 지출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미국이 모든 동맹국에 전달하는 똑같은 메시지라는 게 에스퍼 장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앞으로 있을 미국의 동맹국들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선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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