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 지출보다 세금 인하가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세금 ‘100원’을 줄여주면 연간 GDP(국내총생산)가 평균 102원 증가하는데 반해 정부가 같은 수준으로 지출을 늘릴 경우 그 효과에 57%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감세승수 추정과 정책점 시사점’ 보고서에서 세금을 줄여줄 때 GDP가 얼마나 증가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감세승수를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2013년 1분기~2019년 2분기 계절 조정자료를 기초로 재화와 용역구입 정부지출, 국세수입, GDP의 3개 변수로 감세승수를 추정했다.

그 결과 감세승수는 기간평균 0.26, 4기 누적평균 1.02로 나타났다. 이는 세금을 100원 깎아 주면 연간 GDP가 평균 102원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재화와 용역구입 정부 지출 승수는 기간평균 0.15, 4기 누적평균 0.58로 감세승수의 57% 수준에 불과했다. 감세승수가 정부지출 승수의 1.76배에 달하는 셈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감세와 재화·용역구입 정부지출간 승수크기가 다른 것은 재화와 용역구입 정부지출은 주로 소비·투자·수입의 직접적 통로를 통해서만 GDP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감세는 경제활동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기업 감세는 가용재원을 늘려서 직접적인 투자촉진 효과를 낼 수 있고, 세후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도 투자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근로소득세를 줄여줄 경우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 인구의 취업유인이 높아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최근 한국의 법인세 및 소득세율 인상은 감소세를 보이는 글로벌 추세와는 다르다는 것이 한경연 측의 지적이다.

최근 국세수입 중 경제활동 참여유인과 관련 있는 소득세와 법인세가 전체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2018년 기준 55%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2016∼2018년에 법인세나 소득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7개국으로 인하(법인세 10, 소득세 11) 또는 동결(법인세 19, 소득세 18) 국가보다 적었다. 한국은 인상폭도 OECD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재화와 용역구입과 같은 정부지출 증가에 비해 감세의 경제활동 참여유인 제고효과가 큼에도 한국은 글로벌 감세추세와는 다른 정책경로를 밟고 있는 것이다.

한경연 추광호 일자리전략실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법인세 및 소득세율 인상은 감세라는 글로벌 추세와는 다르다”며 “정부지출 증가를 목적으로 세수를 늘리면 증세에 따른 GDP 감소효과가 정부지출 증가에 따른 GDP 증가효과를 압도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이어 “경제활동 참여유인을 높이는 효과까지 있는 감세가 증세를 통한 재정지출 증가보다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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