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2박3일 일정으로 CEO세미나 개최
‘위드코로나’ 위한 내년도 경영전략 논의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그동안 우리의 성장을 가로막아 왔던 구조적 한계를 어쩔 수 없는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CEO들은 이 같은 구조적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 (6월 SK 확대경영회의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스토리 경영’의 구체적 방법론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시장, 투자자,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신뢰를 확보하는 ‘스토리텔러(Story-teller)’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었다. 

 

SK그룹은 10월 셋째주 2020  CEO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CEO세미나는 SK그룹의 연례행사로, 신년회에서 그 해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면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계열사별로 적용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후 CEO세미나에서는 계열사별로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미래 투자계획을 비롯해 내년 경영전략을 논의한다. 연말인사를 앞두고 성과를 평가하고 그룹의 혁신속도와 방향성이 적절한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이로 인해 매년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총수 일가와 함께 주요 계열사 CEO 70여 명이 참석해 왔다.

 

10월 21일경부터 예년처럼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다만 개최방식은 논의 중이다. 매년 개최됐던 제주에서 열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유동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인원이 대면 접촉을 하는 상황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확대경영회의와 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이 논의 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매년 오프라인으로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근본적 혁신(딥 체인지)만이 그룹의 살 길’이라는 생각이 확고하다. 2015년 이후 매년 최 회장은 근본적 혁신을 그룹에 효과적으로 적용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공유인프라, 사회적 가치, 일하는 방식의 혁신, 구성원의 행복 등을 제시하며 업종 간 벽이 무너지고 산업환경이 급속히 변화하는 전환기에 그룹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올해에는 혁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 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신년사를 생략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인터뷰 및 대담으로 채운 신년회를 통해 그룹이 주목할 대상은 ‘이해관계자’임을 명확히 했던 최 회장은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스토리 경영’으로 구체화했다. 

 

스토리 경영이란 재무성과·배당정책 등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라 지속가능성·ESG(환경·사회·지배구조)·고객신뢰와 같은 사회적 가치, 지적재산권·일하는 문화와 같은 유·무형자산을 모두 포괄한 기업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CEO가 시장, 투자자,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신뢰를 확보하는 경영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접어든 하반기부터 최 회장은 일상과 고객의 변화에 주목해, 이를 그룹 경영에 반영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에는 전 직원에서 보낸 이메일에서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변화와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위기라고 단정하거나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체인지(근본적 혁신)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CEO세미나에서는 코로나19 일상 아래 스토리 경영전략을 짜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바이오·배터리·친환경·신재생에너지 등 SK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과 연계해 그룹 구성원을 포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구체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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