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일본발 악재에 시름한 국내 항공업계가 속속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반토막에 그쳤다.

이외 아시아나를 비롯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은 모두 예상대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리던 항공업계에 ‘코로나19’라는 악재가 또다시 등장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6918억원, 261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5%, 59.1%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항공사들 중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하면서 항공업계 1위라는 체면은 지켰다.

아시아나항공은 연결 기준 작년 영업손실은 427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작년 매출액은 7조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8378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매출액은 1조3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은 341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8104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192억원의 영업손실은 냈다.

국토교통부의 제재가 1년 반째 이어지고 있는 진에어의 경우 작년 영업손실 491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항공업계는 공통적으로 공급 과잉에 따른 경쟁이 심화한 가운데 일본 불매 운동, 홍콩 시위 등으로 단거리 여행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1분기 실적반등 어려워…LCC업계가 더 큰 ‘위기’

지난해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실적 반등을 노렸던 항공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1분기는 3분기와 함께 항공업계의 성수기로 분류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1월 중순부터 확산한 데다 항공사들이 대부분의 중국 노선을 접은 점을 감안하면 1분기에 영업 흑자를 낼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 박성봉 연구원은 “중국 춘절 연휴 확대와 교통·물류 차질로 제조업체들의 조업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항공 화물 수요도 단기적으로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며 “항공 여객과 화물 수요는 4월이 바닥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당시에도 감염병 확산에 1∼2개월이 지난 시점에 여객 수송량이 저점을 기록하고 4∼5개월 이후 과거 수준을 회복한 바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단거리 노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대형항공사(FSC) 대비 LCC가 입는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클 전망이다.

하이투증권 하준영 연구원은 “항공여객 업황이 최악을 지나면서 일부 LCC들은 재무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일본 불매운동에 중국발 신종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면서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LCC들도 타격이 클 것”이라며 “이에 따라 LCC업계의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