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치적으로 개조당한 마루타였다”

▲최모(19)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대변인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앞에서 학생수호연합측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 대변인은 학교 마라톤 대회에서 사상주입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했다.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1989년 5월 28일 ‘교육민주화’와 ‘민족통일의 주체적 실천’, ‘참교육 실현’을 목적으로 설립된 교원 단체다.

그런데 참교육을 실현한다는 이 단체가 최근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 청소년)로부터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제7차 교육과정에서 우후죽순 생겨난 ‘남북통일 글짓기·포스터 대회’ 등을 비롯, 이때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90년대생들이 받았던 ‘반일(反日)·친북(親北)’ 교육은 바로 이들이 가장 많이 활개 치던 때와 겹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지금 20대가 된 그 90년대생들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래 산업화 세대의 뒤를 이어 가장 ‘보수적’이고, 가장 ‘반문(반문재인)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주입식 정치 편향 교육’이 역효과를 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그런데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인헌고등학교’라는 곳에서 교장부터 시작해 일부 교사들이 아직도 철지난 주입식 정치 편향 교육을 학생들에게 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런 행태를 요즘 말로 ‘PC주의(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라 한다.

선생이라는 자가 아직 사상적 가치관이 덜 여문 청소년들에게 ‘반일·친여·친페미니즘’ 사상을 주입하며 자신과 생각이 다를 경우 “너 일간베스트 회원이지”라고 폭언을 할 정도이니 인헌고가 ‘PC주의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작금의 ‘인헌고 사태’를 통해 드러난 ‘전교조의 민낯’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봤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인헌고교육계 전교조가 쥐락펴락할 것

인헌고는 2012년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혁신학교는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교사들끼리 모일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어 인헌고 사태가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혁신학교에 근무했던 한 고교 교사는 혁신학교로 8년을 보내면 이미 전교조가 학교를 쥐락펴락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인헌고는 2012년 혁신학교로 지정된 지 6개월 만에 당시 학교장이던 장모 씨가 명예퇴직을 신청하기도 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퇴직한 이유에 대해 자신들의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몰아세운다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인헌고에서 학생들이 만든 성평화 동아리 WALIH’가 학교 측으로부터 강제 폐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동아리는 작금의 남녀갈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으며 토론도 하고 그 글을 SNS(소셜네트워크)에 올리는 그런 평범한 동아리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동아리가 폐쇄된 이유 중 하나가 페미니즘을 추구하지 않아서였다는 것이다.

 

동아리 학생들은 지난 511일 페이스북을 통해 “419일 성평화 동아리를 담당해주던 담당선생님께서 더 이상 동아리를 담당해주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면서 그 이유는 성평화 동아리의 글 내용이 페미니즘스럽지 않아서였는데, 담당선생님은 남성페미니스트였다고 밝혔다.

 

이후 페미니즘 성향의 이 남성 교사는 동아리 학생들을 불러 동아리를 폐쇄시킨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이에 동아리 학생들은 나승표 인헌고 교장에게 해당 문제를 따졌으나 나 교장은 너희들이 말하는 것은 틀렸다”, “남성들은 페미니즘을 배울 필요가 있고, 너 또한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것은 안 된다”, “과거에 여성들은 어마어마하게 수탈 받고 억압받으니까, 현재의 남성들은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까지 일축했다는 것이다.

 

나 교장은 201811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에 있는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을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며 공개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고 <문화일보> 보도(23일자)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나승표 인헌고등학교 교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에서 정치편향 강요 논란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너 일베냐인헌고 교사, 전교조 1·2대 수석부위원장 출신

이뿐만이 아니었다. 인헌고 학생들이 조직한 학생수호연합(학수연)’ 페이스북 계정에 따르면, 지난 17일 학교 운동장에선 매년마다 열리는 연례행사로 교내 달리기·걷기 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그런데 인헌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행사 일주일 전부터 반일 불매운동 구호가 적혀 있는 흰색 포스터를 제작하게 했고, 행사 때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무대 위로 불러 반일 구호를 선창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학생수호연합은 매년 1번 있는 마라톤 행사에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반일운동을 하게 했다이것은 학생들을 자라나는 미래로 보고 청렴한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닌 더럽고 오염으로 점철된 편향된 정치사상을 알게 모르게 주입시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평소에도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조국 사태에 대해 조국(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혐의들은 모두 가짜뉴스니 믿지 말라는 선동을 했고, 이에 반하면 너 일베니”, “그런 가짜뉴스를 왜 믿니등의 폭언을 가해 학생들은 입을 닫아야 했다고 학수연 측은 증언했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에게 너 일베냐고 한 선생이 전교조 1·2대 수석부위원장 출신의 인헌고 국어교사 A씨로 밝혀져 눈길을 끈다.

 

26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101월 포털 사이트 다음에 '○○○의 국어수업'이란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는데, 인헌고 학생들은 국어 수행평가 과제물을 제출하려면 이 카페에 접속해야만 했다.

 

해당매체에 따르면, A씨는 이 카페에 수업과 무관한 친여(親與) 성향 칼럼과 사설 등 정치적으로 편향된 글만 총 1480편을 올렸는데, 최근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두둔하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고 한다.

 

아울러 A씨는 카페에 본인이 나온 언론 인터뷰 기사도 공유하며 “1989년 전교조 출범 때 회원으로 가입했고, 1999년부터 1·2대 수석부위원장을 지냈다2016년에는 전교조를 탈퇴했고, 이듬해 교사노조연맹을 만들어 위원장이 됐다는 글까지 올렸다고 해당매체는 전했다.

 

이에 더해 A씨는 친여 성향의 태양광 조합과 함께 학교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은 것으로도 나타나 파장은 더욱 가세질 전망이다.

 

해당매체는 28“A씨는 지난 2015~2017년 인헌고 혁신부장 등을 역임하며 친여 태양광 조합인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과 함께 학교 건물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었다학생들에게 원전 반대’, ‘태양광 찬양등의 수행평가를 강요하며 원전을 지지하면 원전 마피아라고 말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인헌고 재학생 150여 명은 서울시교육청에 정치 편향 교육에 대한 특별 감사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접수했고,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3일 인헌고 정치 편향 교육 논란에 대해 특별 장학에 나섰다.

 

더불어 보수우파 성향 시민단체인 전국학부모단체연합·자유대한호국단·턴라이트·자유연대·GZSS 등도 지난 25일 인헌고 앞에서 학수연 지지 및 인헌고 교장·정치 교사 규탄 집회를 열고 학생들에게 정치 편향 교육을 강행한 인헌고 교사들에게 강한 항의를 표하기도 했다.

 

▲출처=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페이스북 페이지

 

전교조, 반일감정 조장 인헌고 교내행사에 정상적인 교육과정

정치권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자유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전교조가 나경원 원내대표를 입시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했다인헌고 사태로 정치 편향 교사 집단으로 낙인찍힌 전교조로서는 물 타기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 여겼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교조가 써야 할 것은 고발장이 아닌 반성문과 사과문이라며 학생들의 바른 교육을 받을 권리를 빼앗은 데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과 없이, 오로지 정권의 꼭두각시 정치놀음만 반복한다면, 전교조는 즉시 해체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헌고도 그렇고 전교조 출신들은 한결같이 대한민국 교육에 암적 요소라며 다음 교육감 선거에선 전교조 출신들 모조리 낙선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인헌고의 이같은 편향 교육 논란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24성명서를 통해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8월 사회현안(한일관계)와 관련해 역사정의인식을 다음 세대와 공유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에 기초한 민주시민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사회현안(한일관계) 관련 논쟁 토론 수업' 실시를 권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헌고에서 진행된 마라톤 대회역시 그러한 정상적인 교육과정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일부 학생들의 문제 제기로 정치편향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일부 인헌고 교사들이 교내 마라톤 대회에서 학생들에게 실시한 반일선동이 전교조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교육과정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전교조는 학수연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장에서 플랜카드에 학생은 정치적 노리개가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선 오히려 일부 학생들의 주장이 보수단체들의 정치적 노리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억하자는 주장에 과거사를 잊자고 말하는 (학생수호연합)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참담한 심정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인헌고가 일부 보수단체들의 정치적 노리개로 전락하지 않도록 서울시교육청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육기본법 제6(교육의 중립성)에는 교육은 교육 본래의 목적에 따라 그 기능을 다하도록 운영되어야 하며,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전교조가 정상적인 교육과정이라고 주장한 것과는 달리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은 그동안 학생들은 사상교육에 무참히 노출돼 온 마루타나 다름 없었다의무교육 기간 동안 교사들의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는 정치적 기계로 개조돼 왔다고 증언한다.

 

▲지난 20181126일부터 5일동안 학교 속으로, 학생 곁으로 서울교육 심층 탐방을 위해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로 출·퇴근 중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0일 오후 나승표 인헌고 교장으로부터 명예교사 위촉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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