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수장 이달 초 한자리 모여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초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우리나라 재계를 이끄는 4대 그룹 리더가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의 공식적 만남은 올해 초 대한상공회의소 신년회가 마지막이었다. 정부여당이 공정경제 3법 입법화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만났다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주)LG 회장이 이달 초 만났다. 이들은 그룹의 의사결정권자로 재계를 이끄는 차세대 리더로 손꼽힌다. 

 

맏형인 최태원 회장이 주선한 이날 모임은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뤄졌으며. 식사를 하면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재계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리더들은 종종 만남을 갖는다. 다 같이 또는 따로 만나며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치는 등 친목모임의 성격이 짙지만, 재계 현안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의 논의를 나눈다는 점에서 비공식 소통과 협력의 창구가 되기도 한다. 실제 정의선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과 직접 만나 전기차 배터리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날 모임의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격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부여당이 공정경제 3법 입법화에 드라이브를 건 만큼, 관련 논의도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이른바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재계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투기자본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사업과 관련한 구제적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재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등 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하려면 실무자를 배석해야 한다”며 “더욱이 기업 간 분쟁과 관련된 사안인데 캐쥬얼한 자리인 만큼 민감한 얘기가 오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총수까리의 모임이기 때문에 아는 바가 없다”면서도 “기업의 이해관계나 대한상의·전경련 회장 선출과 같은 현안이 오갔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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