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제주남단 항공회랑 문제와 관련, 일본 측에 대화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김현미 장관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민감한 사안을 다루고 있으면서 아무런 질의·응답 없이 발제를 진행했다는 비판이다.

김 장관은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한 ‘제주남단 항공회랑 관련 당사국 협의 경과’ 브리핑에 발표자를 자청했다.

당초 이 브리핑은 권용복 항공정책실장이 맡기로 돼 있었으나 전날 오후에 김 장관의 요청으로 바뀌었다.

김 장관은 담화문을 통해 “제주남단 항공회랑 안전확보를 위한 당사국협의에 일본정부가 책임있는 자세로 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3분가량 준비된 원고자료를 읽은 뒤 곧바로 연단에서 내려왔다. 항공현안에 대한 문제를 김 장관이 직접 브리핑하겠다고 사전 공지됐기에 이에 대한 질의·응답의 시간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김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을 듣지 않은 채 퇴장했다.

이를 두고 강경한 태도로 일본과 대화를 촉구해달라고 발의한 발표자가 질문을 회피하는 모습은 또 다른 소통의 부재가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장관이 기자들의 일문일답을 받지 않고 진행한 것은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당초 이같이 민감한 사안을 다루고 있으면서 이에 대한 설명은 휘하 항공정책실장에게 맡긴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장관은 반일 감정만 부추기고 뒷감당은 실무자들에게 떠맡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대변인실은 “충분히 협의되지 못한 것 같다”면서 “대변인실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이날 회의된 항공회랑은 공로 설정이 곤란한 특수 여건에서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말한다. 최근 제주남단 항공회랑에서 항공기가 안전거리를 넘어 서로 근접하는 위험사례가 두 번이나 발생한 바 있다.

이중 일본이 관제하는 구간은 우리나라가 관제하는 동남아행 항공로와 수직 교차하고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루에 오가는 항공기만 해도 900대에 달해 국제사회에서도 항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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