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재우 뉴미디어포털 대표] 끝없는 열정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친 인물을 얘기하라면 어떤 예술가가 생각나는가?


가장 먼저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이 떠오를 것이다. 그의 삶은 음악을 향한 멈추지 않는 열정, passion 그 자체이다.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은 그에게 작곡과 음악을 중단해야 하는 중대한 시련이었다. 청각을 잃어버렸지만 그는 자신의 삶에 좌절하지 않았다. 창작과 예술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이 시련에 맞서 싸웠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자아와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절망과 좌절과 불행과 분노의 극심한 충격이었다.

그는 이것을 극복하고 일어서서 마침내 새로운 생명의 자아를 재창조했다. 30년 이상이나 구상하고 있었던 교향곡 9번 〈합창〉 교향곡을 완성했다.
 

인생의 경험, 인간과 신에 대한 사고, 환희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았다. 음악에 대한 무한한 끝없는 열정이 낳은 결정체였다. 

 



뜨거운 열정이 담긴, 부단 없이 노력하는 가치를 찾자

베토벤의 인생은 그 자체가 ‘인간 승리’의 표본이다.

프랑스 소설가 로맹 롤랑(Romain Rolland)은 <베토벤의 생애>에서 물질적 세계를 초월한 창조적 예술가라는 낭만적인 접근으로 베토벤을 천재이자 영웅으로 표현하고 있다.

베토벤 영웅 만들기의 최고는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의 나치 정권에 의해 ‘정치적’ 내지 ‘인종적’으로 이용된 것이다.

독일인의 우월성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대표적인 음악가로 활용돼 졌다. 히틀러의 각종 축하연과 기념일과 행사에서는 항상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교향곡이 연주됐다.

또한 나치 영향 아래의 대부분 오케스트라는 베토벤의 곡들을 많이 연주했다. 음악가 중에서 뛰어난 지도자적 위치로 그를 부각시키면서 베토벤과 히틀러를 연결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시도였건 것이다.

최근에는 베토벤의 인간적 고뇌에 대한 새로운 연구도 있다.

‘베토벤 아카데미’의 예술 감독으로 있었던 얀 카이에르스(Jan Kaeyers)는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베토벤 평전을 썼다.

무엇보다도 ‘천재’나 ‘영웅’과 같은 신화적 요소들을 걷어내었다. 많은 것들이 잘못 알려져 왔고 때로는 부풀려져 있었다. 엄밀한 객관적 사료에만 근거하여 그의 생애를 당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기술했다. 베토벤 음악이 갖는 문화사적 의미를 찾고자 했다.

우리와 같은 한 사람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뇌한 인간 베토벤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우리는 ‘인간 베토벤’이 ‘영웅 베토벤’보다는 더 그리워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내면의 소리를 표현한 그의 음악에서 우리는 고통을 어루만져주고 슬픔을 위로받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인간으로서 고난의 삶을 보낸 그의 열정과 처절함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교향곡 9번 〈합창〉 교향곡은, 이 곡이 초연된 1824년 5월보다 30년 전인, 1790년에 구상이 이미 보여 지며 1817년에 명확한 스케치가 남겨져 있다. 작곡가 베토벤이 완성한 마지막 교향곡이자 오랜 세월에 걸쳐 구상하면서 작곡한 삶의 흔적이며 인생의 역작이다.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폰 실러(Friedrich von Schiller)의 <환희의 송가(An die Freude)>에 곡을 붙인 4악장에 나오는 음악은 현재 유럽연합의 공식 상징가로 사용되고 있다.

‘...그대의 고요한 날개가 머무는 곳에서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유네스코는 교향곡 9번 〈합창〉 교향곡을 인류 모두의 소유물로 미래세대에 전수될 수 있도록 보존하고 보호하고자 2001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다.

열정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부단히 노력하는 열정은 깊은 울림이 되어 가슴을 움직이는 정서적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베토벤의 음악에는, 고난과 역경이라는 시련을 긍정적인 생명의 자아로 재창조한, 인생을 향한 그의 뜨거운 열정 passion이 담겨져 있다.

삶의 가치와 철학이 담겨있기에 그의 음악은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나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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