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만원→100만원...롯데마트서 줄서서 사는 닌텐도 열풍

최문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3 09:00:06
수요증가·공급차질에 가격 껑충..오프라인서는 품귀
롯데 계열사 현장판매 고수..코로나 확산 우려
“자존심 지키자”..선택적 일본 불매운동 비판도

[스페셜경제=최문정 인턴기자]일본 닌텐도 사의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이하 스위치)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롯데마트와 롯데하이마트 등 오프라인 판매점엔 줄이 길게 늘어서고 온라인에서는 가격이 폭등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스위치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의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품귀현상을 빚는 것에 대해 ‘선택적 불매운동’이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스위치는 지난 2017년 3월 출시됐다. 스위치는 가정용 콘솔게임기와 휴대용 게임기를 통합한 기기다. TV모드, 휴대모드, 테이블 모드로 각각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끌었으며 마이너스 성장 중이던 닌텐도를 일으켜 세운 제품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전세계 공식 발매보다 9개월 늦은 2017년 12월에야 스위치가 공식발매됐다. 또한 한국 출시판임에도 기기에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등 현지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다. 또한 콘솔게임보단 휴대폰 등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나 PC게임 수요가 높은 국내 게임 환경 상 스위치는 ‘쓰는 사람만 쓰는’ 기기였다.

뒤늦게 국내에서 스위치 붐이 일어난 이유는 코로나19와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이하 동물의 숲 에디션)’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늦춰지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게임 수요와 더불어 스위치 수요도 늘었다. 그 와중에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에 있는 생산공장이 코로나19로 인해 가동이 중단되며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

수요증가와 공급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정가 36만원인 스위치는 현재 온라인 기준으로 6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오프라인 매장에선 아예 스위치를 찾아보기조차 힘들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젠 그냥 스위치 물량 자체가 달리는 상황이다”라며 “(닌텐도 측에선)늦어도 8월엔 물량이 해소가 될 거라고 하긴 하지만 연말까지 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라고 밝혔다.
 

▲ 닌텐도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


스위치 붐에 기름을 부은 것은 동물의 숲 에디션이다. 동물의 숲은 지난 3월 닌텐도 타이틀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함께 발매된 스위치 특별판이다. 닌텐도의 대표 게임에 등장하는 동물 캐릭터와 교류하며 마을을 가꾸는 게임이다.

어린이날이 포함된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에 육아커뮤니티 사이트에선 100만원 짜리 동물의 숲 에디션 매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어린이날 선물로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을 너무 간절히 원해 어쩔 수 없이 사줬다”며 “용산에서 구매했는데 70만원도 넘게 줬다. 나중에야 정가가 36만원인걸 알았다”라고 말했다.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이 특별 한정판이라는 잘못된 소문도 ‘스위치 대란’에 큰 역할을 했다. 한정판이기 때문에 사기만 하면 나중에 마니아층 등에게 비싸게 판매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닌텐도 코리아는 SNS와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스위치 동물의숲 에디션은 특별 한정판이 아니며 이후에도 생산 예정이 있으니 사회적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공지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스위치 품귀현상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3월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 발매 당일 용산전자상가엔 70대 추첨에 3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신도림테크노마트엔 3대 추첨에 600명이 몰렸다. 강화된 사회적거리두기 기간 벌어진 기현상에 일각에선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시발점이 될까 두려워하기도 했다.

현재 스위치 한국 공식 수입 업체인 대원미디어를 비롯해 신세계아이앤씨, 게임이너스, 한우리 등은 온라인 추첨을 통해서만 스위치를 판매한다.

게임 예약구매 사이트 예판넷에선 “수요가 물량에 비해 엄청나서 온라인 판매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그런 소비자를 생각하는 행동이 반드시 더욱 빛날 것”이라며 스위치 온라인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여전히 현장판매를 고수하는 업체도 있다. 롯데 계열사인 롯데마트, 하이마트 등이다. 번호표를 배부해 판매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줄서기 인원 제한이 없어 ‘오픈런(가게가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행위)’을 강행하는 사람도 꾸준히 있다.

한 게임 판매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지금 장사가 안돼서 점포 700개 중에 200개가 폐업 예정인 상황에 코로나19까지 겹쳐서 더 힘든 상황이었다”며 “동물의숲 에디션 이슈가 생기니까 이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 의견을 내놨다.

또한 스위치가 작년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의 대상임에도 흥행하는 현상에 대해 ‘선택적 불매운동’이란 비판도 가해지고 있다.

일본 매체인 JB프레스는 “한국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있는 와중에 3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닌텐도를 구매하기 위해 몰려들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이 또 실패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스위치 이용자는 “옷, 화장품, 식품 등의 제품들은 국내나 일본을 제외한 해외에 대체제가 있지만 게임은 그렇지가 않다. 콘솔게임을 하고 싶다면 울며 겨자 먹기지만 일본 제품을 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택적 불매운동 논란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소한의 자존심만은 지켰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제공=닌텐도 코리아]

 

스페셜경제 / 최문정 인턴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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