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재우 기자] 선거는 승자와 패자가 정해지는 민주적 게임이다. 승리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유권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그 여운이 오래 남도록 하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는 가치(why)에 공감하는 콘텐츠일까, 내용(what)을 수긍하는 콘텐츠일까?

언택트 뉴미디어 선거운동에서 유권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긴 사례를 스페셜경제가 취재했다.

정치적 가치와 철학을 쉽고 분명하게 전달해야
서울 동작을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당선자는 삼국지보다 킹덤2보다 흥미진진하다면서 법전을 내려놓고 칼을 들었다. 스스로 전쟁에 뛰어든 장수가 되었다. 그녀는 무려 일곱 상대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7가지 전쟁 시리즈, 나 떨고 있니?’로 자신의 정치적 가치와 철학을 유권자들에게 쉽고 분명하게 전달했다.


‘독립운동 정신으로 항일전쟁⓵’에서는 정치권의 일본잔재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법원을 둘러싼 모순과의 전쟁⓶’에서는 사법개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일하지 않는 국회와의 전쟁⓷’에서는 식물국회 파업국회 폭력국회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⓸’에서는 우리 공동체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내 안의 이기심과의 전쟁⓹’에서는 세상의 도움을 받아 잘 컸으므로 이제 세상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동작의 미래와의 전쟁⓺’에서는 행복은 돈이 아니기에 강남보다 행복한 동작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2년 역사와의 전쟁⓻’에서는 경쟁후보를 이번에 꼭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나, 떨고 있니?’라는 표현처럼, 후보 자신을 포함한 7가지 전쟁 상대방들이 정말 떨고 있겠지 라는 느낌이 들었다. 기획력이 탄탄한 한 편의 스토리였다. 

 

서울 동작을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페이스북 캡처


영화, 무용, 음악 등 문화예술을 콘텐츠에 입혀서
서울 광진을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자는, 영화감상을 통해 세상을 보는 자신의 관점과 정치적 가치를 직접 얘기하는 ‘오세훈의 영화로 보는 세상’ 콘텐츠를 유튜브에 포스팅했다. ‘영화 Still Alice’에서 인간의 초라함을 깨닫고 얻어가는 것,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이 어둠속의 빛 '희망'을 바라보며, ‘영화 Invictus’에서 부러워서 눈물 나는 영화, ‘영화 클래식’에서 푹 빠져보시죠 가슴 저린 사랑, ‘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서 어떤 첫사랑의 기억을 갖고 계십니까?, ‘영화 Shall We Dance’에서 춤 한번 추실까요? 셀 위 댄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내나라 내백성이 백 갑절은 더 소중" 이해할 수 없는 친중, ‘영화 나이트 크롤러’에서 뉴스 편식은 노노 슬기로운 뉴스 섭취법, ‘영화 왝더독’에서 웃지 못할 코미디 속이는 정치 속는 대중, ‘영화 Independence Day’에서 정치를 내려놓는 대통령이 필요한 순간 이라는 제목으로 11편이 공개되었다. 오랜 시간을 들인 노력과 창의적 기획이 돋보였다.
또한 ‘문화와 예술이 춤추는 광진’ 타이틀로 ‘강북 속의 강남’으로 광진을 만들겠습니다, 2030 여성·청년 원룸촌 거주자들을 행복하게 만들겠습니다, 동일로 주변(자양4동·화양동)이 획기적으로 발전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무용과 음악 등 문화예술적 감성을 입힌 정책콘텐츠를 선보였다. 한 편의 광고처럼, 메시지 전달력이 뛰어난 작품이었다.   

 

▲ 서울 광진을 미래통합당 오세훈, 유튜브 캡쳐


일석이조 캠페인, '전통시장 응원주문 사랑배달'
서울 노원구갑 더불어민주당 유송화 예비후보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되고 자신도 홍보하는 '일석이조 선거운동'으로 주목을 끌었다. 침체된 지역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배달이 가능한 상점들의 상호와 전화번호를 포스터로 만들어 홍보하는 '주문응원 사랑배달' 캠페인을 하였다. "대면선거 운동 금지 전까지 거의 매일 찾았던 도깨비 시장이 요즘은 손님 구경하기가 힘들다"며 "전화로 주문 가능한 전통시장 상가가 많은데 주민들께서 잘 모르고 있어 시작했다"고 캠페인 취지를 설명하였다.
지역 유권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공감하면서 힘을 보태는 참신한 기획이었다.
 

▲ 서울 노원갑 더불어민주당 유송화, 네이버블로그 캡쳐

소상공인·서민에 대한 애정을 담아서
경북 고령성주칠곡 미래통합당 정희용 당선자는 페이스북에 ‘왜관공단의 문을 닫은 한 식당입구에 붙은 안내문을 읽고 무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10여년만에 문을 닫은 식당, 12월 이후 아직 몇 달째 다른 주인을 못 찾고 있는 식당입니다. 경기도 안 좋은데 코로나19까지 겹쳐 민생ㆍ경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정부는 소상공인ㆍ서민지원 대책, 그리고 혹시 모를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경기활성화 대책을 조속히 수립하길 촉구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한 장의 사진을 포스팅 하였다.
삐뚤삐뚤한 손 글씨 주인공의 현실적 어려움이 가슴에 와 닿았다. 평소 소상공인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콘텐츠였다. 
경북 고령성주칠곡 미래통합당 정희용, 페이스북 캡처


유권자는 가치·철학·인생관을 담은 콘텐츠에 우선 관심이
가슴이 기억하는 정서적 공감과 머리가 기억하는 논리적 수긍은 그 깊이가 다르다.
가치(why)에 공감하는 콘텐츠는 유권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그 여운이 오래 남도록 한다.
또한 가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설득력과 공감력으로 콘텐츠 차별화를 가능하게 한다.
반면 내용(what)은 후보자 누구든지 얘기할 수 있으며, 유권자들의 머리를 끄덕이는 수긍의 정도만 가능하게 한다. 가슴을 움직이게 하지는 않는다.
수많은 총선 후보자들의 쏟아지는 공약과 정책들 중에서, 취재과정에 우선적으로 관심이 쏠린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가치·철학·인생관이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스페셜경제 / 윤재우 기자 yunjaeu@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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