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왼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보수진영 일각에서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과 행동지침으로 삼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세력인 주사파에 의해 청와대가 장악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5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주사파라는 말이 금기사항처럼 돼 있지만, 지금 청와대는 주사파가 장악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견 언론인 모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질의응답에서 이와 같이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주사파가)거의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 얘기를 하면 마치 전두환 시절 공안통치 색깔론이라고 거꾸로 공격하는데, 그럼 왜 당당하게 ‘나 주사파였지만 언제 전향했다’는 말을 하지 못하나”라며 “언제 전향했다고 선언한 적도 없으면서 색깔론이라 역공한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어 “이는 색깔론이 아닌 본질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재인 정권을 친북 주사파 정권이라고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선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고 세계는 경제재재를 하는데, 우리 정부는 북한을 도와주겠다고 하면 친북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주사파를 주사파라고 한 것인데, 그럼 주사파를 주사파가 아니라고 할까”라고 되물었다.


‘한국당은 반북(反北)우파 정당인가’라는 질의에는 “한국당은 반북이 아니다. 북한을 반대할 이유가 없고,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라며 “한국당은 그냥 보수우파 정당”이라고 답했다.


예산안 표결에 대한 원내대책과 관련해서는 “원내 일은 다음 원내대표가 뽑히고 나면 관여 하겠다”면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한국당 패싱 지적은 제가 원내 일에 관여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 원내대표 때부터 개입한다면 누구를 염두에 둔 건가’라는 물음에 홍 대표는 “싸움 나니 그런 질문 하지 말라”면서도 “친홍이라고들 하는데, 지난 대선이나 당 대표 선거를 거치면서 최근까지도 나하고 안 친한 사람은 10% 정도고, 나머지 90%는 개인적으로 아주 친한 사람들이지만 소위 계파라고 할 만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고 밝혔다.


서청원·최경한 의원에 대한 제명 등 친박 청산에 대해선 “국회의원들한테 동료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서청원·최경환 의원 두 분은 (현 정권 검찰수사에 의해)자연소멸 절차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폐 청산 최종대상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예상하느냐’는 물음에는 “칼자루를 쥐고 이놈을 칠지, 저놈을 칠지 아무도 모른다”며 “그 칼자루고 나한테 올지도 모르고, 그런 것을 예상하고 정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당 차원에서 저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혐의가 있으면 불러서 조사하시라”라며 “망나니 칼춤을 추는데 어떻게 막겠나, 대통령이 할 일이 없어서 사이버댓글을 달라고 지시했겠느냐”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국가를 흔드는 범죄도 아니고 댓글 몇 개 가지고 전진 대통령을 소환한다는 것을 듣고 기가 막혔다”며 “수사를 막을 생각은 추호도 없고, 막을 방법도 없다”고 밝혔다.


특수활동비와 관련한 특검법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선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의 특활비도 문제 삼아야 한다”며 “바로 직전 정부만 문제 삼으면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특검법 제출로)최경환 의원 물타기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부연했다.


특유의 거친 언어습관에 대한 일각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선 “지금 한국당이 품격을 논할 때인가, 한국 보수정당에서 가장 품격 있던 분은 이회장 총재, 품격으로 논란이 됐던 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며 “품격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가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할 일 없는 분들의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을 신봉한다”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덧붙였다.


‘암’이나 ‘고름덩어리’는 특정계파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암 덩어리가 맞다. 암 덩어리를 뭐라고 표현하는 게 좋겠나”라며 “누가 나보고 암 덩어리라고 하면 받아들이겠는데, 품격 있게 어떻게 하나. ‘암덩어리님’이라고 하면 되느냐”고 웃어 넘겼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에 누구를 후보로 내세울지에 대해선 “전국 동시선거의 승패는 조직이 아니라 바람인데, 바람이 우리 쪽으로 불지, 민주당 쪽으로 불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신선한 인물을 내고, 바람이 불면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선 “반대 진영에서는 인물을 키우는데 보수우파 진영은 인물을 키운 적이 없다”며 “김영삼·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그랬는데, 새 인물도 키우고 같이 경쟁하면서 보수우파를 재건하는 것이 내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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