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조선업계에서 최근 대형과 중소형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구조조정 작업이 한창인 한국 조선업에 이른바 ‘조선 빅3’ 등 대형조선업체와 중소조선사 간 극명히 엇갈린 하반기 실적이 예상되며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 빅3, 수주 호황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신규 수주에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견·중소업체인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구조조정의 향방을 가늠할 실사 결과가 여전히 나오지 않아 업계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먼저 현대중공업의 경우 최근 네덜란드 국적 비톨 사로부터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2척, 척당 6800만 달러에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올해 약 67억 달러를 수주한 바 있으며 이번 발주로 목표치인 75억 달러의 90% 이상을 달성한 상태다.


올해 목표치를 조기 달성한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스위스 MSC로부터 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면서 총 6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주식 재상장에 성공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45억7000만 달러 목표치의 절반을 넘긴 25억5000만 달러 수주를 기록 중이다. 최근 노르웨이 스타토일 사로부터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 및 하역설비(FPSO) 선체·거주구역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불황형 흑자’란 꼬리표를 떼진 못했으나 이들 조선 3사는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에 올해 모두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매출 3조 8044억 원, 영업이익 93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3분기 매출 1조7803억 원과 영업이익 324억 원을, 대우조선해양 역시 매출 2조6989억 원과 영업이익 1254억 원이 각각 전망된 상태다.


남은 일감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수주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간 누적 발주량은 총 1593만CGT(573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가량 늘어났다. 특히 올해 동기간 한국은 국가별 누적 수주실적에서 504CGT(133척)을 기록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중소조선사, ‘RG 발급’ 난항…‘늦춰진’ 실사 결과발표도 변수


이 같은 대형업체들의 장밋빛 전망에도 중견·중소조선사들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특히 지난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계기로 금융권이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에 몸을 사리고 있어 이들의 신규 수주 계약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단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STX조선해양이 금융권의 RG 발급을 여전히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칫 이 같은 사태가 중소조선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STX조선해양이 계약무산 위기에까지 처하며 RG 발급에 대한 2차 연장까지 요구했으나 여전히 금융권의 발급 보장은 없는 상태다.


최근 불황을 면치 못한 조선업에 신뢰도를 보장받지 못한 금융사들이 최근 RG 발급에 대한 장벽을 한껏 높인 점도 변수다.


또 통폐합론까지 불거진 중소조선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판가름할 실사 결과발표가 늦춰지고 있다는 점도 이들의 불안감을 가중케 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난 7월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실사에 각각 나섰으나 여전히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대선조선의 경우 지난 23일 매각이 결정된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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