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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무도 모르는 통상임금소송의 승패

기사승인 2017.10.12  17: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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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다 변호사.

[스페셜경제=최고다 변호사]최근 통상임금소송에 대하여 질문을 받는 일이 많다. 얼마 전 있었던 기아자동차 통상임금소송 판결의 영향으로 보인다. 수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통상임금에 대하여 접한 까닭인지 임금의 명칭이나 지급주기와는 관계없이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면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는 지난 2013년 대법원 판결의 판단기준에 대하여는 잘 이해하고 질문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통상임금소송의 승패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까지도 그 예측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대와는 달리 아직까지도 통상임금의 구체적 판단기준에 대한 입법적인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회사의 신의성실의 원칙 항변과 관련하여 법원이 예외로 인정하고 있는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위 대법원 판결에서 통상임금의 개념 및 판단기준을 정하며, 법상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노사합의는 무효라고 판단하면서도 노사합의와 달리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추가적인 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근로자의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부인되는 경우를 인정한 까닭에 이후 통상임금 소송에서는 사실상 신의성실의 원칙이 통상임금소송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이는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사실상 통상임금소송의 인용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쟁점임에도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신의성실의 원칙 자체가 추상적인 법원칙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 근로자의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위 대법원 판결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준 또한 ‘기업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경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하는 경우’처럼 판단에 고려될 사항이 많고, 고려사항 중에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시장 내에서의 경영환경 등을 포함하여 정치적·경제적 이슈에 따라 그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가 포함될 수 있는 등 고려사항을 모두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는 당연히 근로자의 청구가 인용되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발생할 것임을 주장한다.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적인 수당의 금액과 실질적인 임금 인상률, 회사의 재정 및 경영상태 등에 대하여 공방이 오고 가지만, 결국 어떤 경우가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하는 것이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지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법원(담당재판부) 고유의 판단영역으로 남게 된다.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예외가 인정됨에 따라 통상임금소송의 승패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이유이다.

물론 위 대법원 판결이 ‘정기상여금 등 임금항목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에 대하여 입법적인 불비로 말미암은 분쟁들에 판단기준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판결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누락된 수당이나 퇴직금을 소급해서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한 예외를 인정하여 새로운 법적 분쟁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판결이기도 함은 부인할 수 없다. 신의성실의 원칙이 본래 추상적인 법원칙임을 고려한다면 애써 통상임금에 대한 판단기준을 마련하면서 다시 모호한 기준으로 예외를 만든 법원의 판단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위 대법원 판결에서 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노사합의는 무효라고 판단하며. 그 강행규정성을 확인하면서도 강행규정을 위반한 노사합의가 무효라는 근로자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강행규정의 기본적인 법리와 신의성실의 원칙의 한계와도 충돌하는 것으로 법리적인 근거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판단이 아닐 수 없다.

통상임금과 관련하여 애초에 법률로 구체적인 범위와 판단기준을 정하지 않고 법원만 바라보고 있었던 입법적 불비가 근본적인 문제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구체적인 사건에 있어서 그 타당성을 검토할 수밖에 없었던 법원의 입장 역시 십분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판결로부터 4년이나 지난 지금 이 시점에 위 대법원 판결에 대한 아쉬움을 다시 토로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인한 다툼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 통상임금소송은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긴 소송 끝에 1심판결을 받았지만 다시 항소심을 준비해야 하는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의 근로자들에게 이와 같은 예측가능성의 결여는 큰 고통일 것이다. 불확실성으로 경영상의 손실을 보고 있을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모두가 고통스러울 제2라운드의 쟁점 역시 결국은 예측하기 어려운 신의성실의 원칙이다.

최고다 변호사 speconomy@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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