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수감으로 인해 총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일상적인 업무는 임원진을 중심으로 별 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장기전으로 가게 된다면 부재에 따른 리스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후발기업들의 무서울 정도의 성장 속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총수의 부재가 삼성에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내달 초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전세계 유력 인사들이참석한 가운데 '앨런 앤드 컴퍼니 선밸리 콘퍼런스'(선밸리 콘퍼런스)가 개최될 예정이지만 이 부회장은 참석이 불가능하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전세계 IT·미디어 업계 경영자는 물론 정관계 거물들이 모이는 행사로, 이 부회장도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참석했다. 하지만 구속 수감으로 인해서 이번 행사는 물론 지난 3월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 '비지니스 카운슬' 등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특히 미국에서 열린 산업·금융계 최고경영자(CEO)모임인 '비즈니스 카운슬'에서 이 회장은 유일한 한국인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삼성 내부에서 이 부회장을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4월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 엑소르 이사회 참석도 무산됐으며, 지난달에는 2012년부터 갖고 있던 사외이사직도 내놨다.


또한 이건희 회장의 장기 와병에 겹친 상황에서 이 부회장마저 구속수감되면서 삼성전자의 대규모 M&A와 신규 투자도 사실상 전면 중단 됐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9조원에 인수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새로운 대형 M&A 발표가 단 한 건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첨단제품 시장에서 국내외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가운데,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부재로 인해서 투자를 더 늘릴 수도 없다. 결국 이 부회장이 결정했던 투자 계획에만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시장의 '수퍼 호황' 덕분에 올 2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위안을 삼으면서 이 부회장 부재에 따른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6월 말 개최하는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미루지 않고, 기존의 예정대로 27~28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해외 법인장과 사업부 임원 등 약 100명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부문별로 디지털솔루션(DS) 부문의 권오현 부회장, 소비자가전(CE) 가전 부문 윤부근 사장, IT·모바일(IM) 부문 신종균 사장 등이 각각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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