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오는 2018년까지 ‘내 계좌 한눈에’ 시스템 구축 추진

▲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말, 금융회사(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에 개설된 계좌 수는 총 6억 382만개로 집계됐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경진 기자]2016년 말 기준 국민 1인당 평균 11.7개의 금융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후진국을 망라하는 최고 개수 수준으로, 금융당국은 금융계좌 관리가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휴면금융재산 발생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개인의 모든 금융계좌를 한 눈에 확인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불필요계좌 증가, 휴면금융재산도 덩달아 증가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말, 금융회사(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에 개설된 계좌 수는 총 6억 382만개로 집계됐다. 또한 개설된 계좌 중 상당수는 거래가 없는 미사용 계좌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회사 중 은행권의 총 계좌수 2억 6937만 중 절반 수준인 45.9%(1억 1899만개)가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미사용 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은행권을 제외한 다른 금융권 역시 유사하거나 (미사용 계좌가)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소멸시효 등이 포함되어 찾지 않으면 금액이 사라지는 휴면금융계좌는 총 5399만개, 1조 4222억원으로, 2014년 말 1조 2337억원, 2015년 말 1조 3617억원으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금융계좌 관리가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매년 거액의 휴면금융재산이 발생하고 있고 이는 국민 재산 손실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고 개수 1인당 11.7개…해지 안하는 이유는?


금감원은 이러한 현상에 대한 이유로 ▲계좌유지 수수료 ▲금융계좌 개설용이 ▲번거로운 계좌해지 절차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최근 대포통장 방지, 자금세탁 방지, 보이스피싱 방지 등 금융범죄 방지를 위해 계좌개설이 다소 엄격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선진국에 비해 계좌개설이 용이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해외의 경우 ‘계좌유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이 사용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계좌를 스스로 해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업계는 대부분 ‘계좌유지 수수료’가 없어 계좌해지에 미온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모양새다. 즉 ‘돈 나가는 것도 없는데 뭣 하러 해지해’ ‘추후 쓸모가 있겠지’ 등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


주부 정모씨(56)는 <스페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은행권에 대해) 과거에 비해 통장계설이 복잡해지고 자격조건이 많아졌다”면서 “추후 필요할 수도 있을까봐 해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수수료가 필요한 것도 아니므로 더욱더 해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게다가 계좌를 해지하기위해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면서 “솔직히 귀찮고 번거롭다. 나는 인터넷·폰뱅킹을 쓰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기억도 나지 않는, 통장도 바래가는 계좌를 해지하기 위해 은행까지 가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미사용 계좌, 금융사기에 악용 가능성 높아”


하지만 금융당국은 금융계좌 남발 및 방치는 대포통장 악용을 통한 금융사기 및 자금세탁 범죄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미사용 금융계좌가 계속 유지될 경우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존재한다. 또한 은행권에서만 약 1억 1899만개의 미사용 계좌를 계속 유지할 경우 은행권에서도 계좌관리 비용 부담이 될 수 있고 이는 금융 산업 비효율로 연결된다.


▲ 현재 금융당국과 금융업계는 은행, 보험, 휴면예금·보험금, 크레딧포유 등 종합금융조회시스템을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권역별로 일일이 조회하거나 펀드 등의 계좌정보는 제공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료제공=금융감독원>

‘내 계좌 한눈에’ 금융 통합 시스템 구축 계획…언제까지?


이같은 현 상황에 대해 금융당국은 오는 2018년 3분기까지 은행·보험·연금·휴면·대출 계좌정보 통합조회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밝혔다.


현재 금융당국과 금융업계는 은행, 보험, 휴면예금·보험금, 크레딧포유 등 종합금융조회시스템을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권역별로 일일이 조회하거나 펀드 등의 계좌정보는 제공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구축계획 1단계로 올해 안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5개 조회시스템(은행계좌 통합관리시스템, 내보험 다보여, 통합연금포털, 휴면계좌 통합조회시스템, 크레딧포유)의 내역을 ‘내 계좌 한눈에’에서 일괄조회 가능하도록 추진한다. 아울러 은행에서 개설한 펀드·ISA 계좌정보도 조회가능토록 개선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2단계 계획은 ‘저축은행·상호금융·증권회사’의 계좌정보 조회시스템 구축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2018년 2분기까지 각 권역별로 조회시스템을 구축해 휴면계좌는 물론, 사용 중인 계좌정보까지 조회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1·2단계 정보를 토대로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에서 ‘단 한 번의 로그인’으로 금융회사에 개설된 모든 계좌를 확인할 수 있게 구축한다는 것이다.


▲ ‘내 계좌 한눈에’ 구도 전망 <사진,자료제공=금융감독원>

금감원 관계자는 “‘내 계좌 한눈에’ 구축을 통해 국민 누구나 자신의 금융계좌 내역을 손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휴면재산 발생을 줄이는 등 효율적인 금융자산 관리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금융사기, 착오송금,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을 감소시켜 금융거래의 안정성 제고뿐만 아니라 미사용 계좌 감소로 금융업계의 계좌관리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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