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20일 검찰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기위해 입장해 인사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공수처)와 검찰·경찰 수사-기소권 분리 등 문재인 정부가 취임 초기부터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책임자였던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사 대상자였던 안태근 법무부 검찰 국장이 국정 농단 수사 종결 직후 술자리를 갖고 돈 봉투를 주고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이를 단독으로 보도한 <한겨레>에 따르면,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2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 간부 6명을 데리고 서울 서초동의 한 음식점에서 안태근 검찰 국장 등 검찰국 간부 3명을 만나 저녁을 함께 했다고 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한 지 나흘 만이었다.


아들 의경 꽃보직 특혜 의혹과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유용 의혹 등으로 지난해 8월 우 전 수석이 수사 선상에 오르자, 당시 안 국장은 우 전 수석과 1000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안 국장과 우 전 수석이 1000여 차례 통화한 기록을 검찰 특수본에 넘겼으나 검찰은 별다른 결론 없이 수사를 마무리 했다.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이 함께한 저녁 만찬자리에서 위로와 격려의 말과 함께 술잔이 꽤 돌았고, 이와 더불어 50~100만원 가량이 든 돈 봉투도 돌았다는 게 한겨레 측의 주장이다.


안 국장이 먼저 국정 농단 수사팀 간부들에게 금일봉을 건넸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 지검장도 이에 화답하듯 검찰국 간부들에게 금일봉을 건넸다고 한다.


즉,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이 서로 상대방 부하 직원들에게 금일봉을 하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지검장은 한겨레에 “중장지검장으로서 법무부 관계자들과 돌아가면서 만나는 자리였다”며 “특히 가장 바쁜 검찰국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안 국장은 “큰 수사가 끝나서 고생한 분들 위로 차원에서 만났는데, 돌이켜 보니 사려 깊지 못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무부 감독을 받는 서울중앙지검장인 이 지검장이 법무부 간부들에게 돈 봉투를 건넸다면 김영란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이 지검장이 금일봉을 받은 법무부 과장보다 상급자여서 김영란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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