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글로벌 과학대학 '포스텍'에서 잇단 성범죄, 자살 사건 등이 발생하며 그 명성에 스스로 먹칠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이른바 ‘과학 대한민국’의 산실로 평가된 국내 연구중심 대학의 대표주자 포스텍에서 최근 사건·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국제적 명성에 스스로 먹칠하고 있다.


포스텍 대학원생, 성범죄 수사 받던 도중 자살


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경북 포항 소재 한 원룸에서 포스텍 소속 대학원생이 목을 매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 공간에선 숨진 대학원생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 ‘힘들다’란 내용의 메모가 나왔다.


해당 대학원생은 당시 교제 관계였던 후배 여학생이 “성폭행 당했다”면서 자신을 학교에 신고해 학교 자체적인 진상조사를 받던 상태였다.


이에 앞서 포스텍에선 지난 2월에도 성범죄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신입생 MT에서 한 남학생이 여자 신입생 2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현재 구속돼 조사받고 있다. 특히 해당 MT에 교수 등 학교 관계자가 동행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교 측이 사고 예방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게다가 2015년엔 포스텍 내 기초과학연구원에 근무한 정부 파견 연구원이 이 학교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연구원은 정부에서 포스텍에 파견된 겸직교수 신분이었으며, 여자 대학원생을 상대로 세 차례에 걸쳐 입맞춤을 시도하거나 포옹하는 등 강제 성추행을 일삼아오다 이 여학생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재학생 인성교육 강화 등 특단의 대책 마련 시급


포스텍에선 이 같은 성범죄 문제뿐 아니라 ‘자살’ 사건 역시 잇따르고 있다.


이번 ‘성범죄’ 혐의에 연루된 대학원생의 자살 이외에도 지난 2014년 스스로 진로 고민에 휩싸인 한 재학생이 기숙사 보일러실 내에서 자살한 사건이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2005년~2017년 기간 포스텍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은 총 11건에 달했다. 이는 결국 한 해에 한 건의 성희롱·성폭행 관련 성범죄 사건·사고가 일어난 셈으로, 올해만 벌써 두 건이 발생했다.


한편, 포스텍은 지난 2월 MT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지역사회에 큰 실망과 고통을 끼쳤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불과 한 달여 만에 학내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같은 약속은 ‘공염불’에 그치게 됐다.


그간 글로벌 입지를 탄탄히 다지면서 외형적 급성장을 이뤄온 포스텍이 정작 재학생들의 인성문제나 고민에 대해선 소홀히 대처해온 것 아니냐는 교육계 일각의 지적이 나온다.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과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의견이 동시에 나오는 이유다.

[사진출처=포스텍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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