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로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이 반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이 묘연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청와대의 수차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을 동반한 세간의 관심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특히 최근 보건당국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이 민간병원의 주사제를 처방받아왔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고 언론 취재 직후 한 병원이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서둘러 파쇄하는 등 수상한 정황들이 연달아 포착되면서, 현재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해당 주사제에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이나 미다졸람 등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팽배한 상태다.


또한 최근 청와대에서 미용목적의 의약품을 대량 구매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 남성용 의약품인 비아그라 역시 반입됐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이른바 ‘향정신성의약품의 청와대 반출설’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형국이다.


차움, 최순실에게 향정신성의약품 처방 “행방은 알 수 없어”


지난 21일 <시사저널>은 ‘비선’ 최순실이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은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그 향정신성 의약품이 병원 밖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앞서 차움의원에서 최씨에게 처방된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만 실제 그 주사제가 최씨에게 주사됐는지, 병원 밖으로 유출됐는지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씨에게 처방된 향정신성의약품이 청와대로 유입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공개한 최씨 진료기록 일부에 나타난 ‘대표’ ‘청’ ‘안가’ ‘VIP’ 등 대통령과 청와대를 의미하는 처방 건에는 향정신성의약품 기록은 없지만, 최씨 이름으로는 향정신성의약품 3종류가 처방된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정부가 최씨 본인에 대한 처방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최씨 명의로 향정신성의약품 주사제가 몇 차례 처방됐고, 해당 주사제가 병원 밖으로 유출됐는지 등의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앞서 <고발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정기적으로 의사를 대동해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리프팅 시술을 해줬다.


특히 리프팅 시술 과정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이 투여되는 정황으로 미뤄 당시 수많은 네티즌들은 박 대통령의 사진 등을 증거로 프로포폴 중독이나 보톡스 의혹 등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보도를 한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는 최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어떤 시술을 받았거나, 약물 주입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양한 제보 내용 중 상당한 신빙성을 갖춘 것들이 있지만, 사실 확인 때문에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향정신성의약품이 청와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주목받은 데는 최순실·최순득 자매가 과도하게 많이 차움의원에서 처방받았다는 대목도 있다.


<시사저널> 이날 보도에 따르면 최씨 자매는 지난 2010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차움의원을 총 665차례 찾아 402회나 처방받은 가운데, 최순실은 해당병원에 507회 방문·293차례 처방을, 최순득은 158회 방문·109차례 처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들 자매는 3~4일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았고 일주일에 1차례 처방을 받은 셈이다. 처방 횟수가 과도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씨 자매, 차움의원 과도한 처방횟수…복지부, 주사제 성분 미공개


게다가 차움의원은 2013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향정신성의약품 8개 제품을 98차례 공급받은 가운데, 프로포폴 44회(5826병), 미다졸람 45회(2만460병) 등 89회가 주로 프로포폴과 미다졸람에 집중됐다.


또한 <시사저널>은 청와대 ‘비선 의료’ 의혹을 받고 있는 차움의원 출신의 대통령 자문의인 김상만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투여한 주사제 성분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차움의원 재직 당시 김 원장은 청와대를 드나들며 최씨 자매 이름으로 처방한 주사제를 박 대통령에게 주사한 사실이 앞서 밝혀진 가운데, 향정신성의약품의 청와대 반출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이유로 보인다.


이 같은 의심은 최순실·정유라 모녀가 다닌 ‘김영재의원(성형외과)’로도 번지고 있다. 성형시술을 하는 병원인 만큼 향정신성의약품이 취급되고 있지만 강남구 보건소와 복지부는 이 병원에서 최씨에게 처방된 주사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해당 성형외과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프로포폴 주사제 4000개를 공급받은 가운데,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15년 5월 500개이던 프로포폴 주사제가 올해 상반기 2배인 1000개로 증가했다.


한편, 최씨는 2013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해당 의원에서 ‘최보정’이라는 이름으로 총 136회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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