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6'을 찾은 관람객들.

[스페셜경제=이현정 기자]대상을 받지 않아 다행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상을 수여할 주체 등이 없어 쓸쓸하게 막을 내렸다.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여파로 묘한 기류 속에 잔치 분위기 없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가 주관하는 게임대상은 게임업계에서는 국내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해 출시된 게임 중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최순실 사태로 고스란히 역풍을 맞았다.


최고 작품인 ‘대상’을 수여하는 주체는 대통령으로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 사상 현직으로는 최초로 검찰에 피의자로 입건됐다. 일반적으로 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 장·차관이 행사에 참석해 상을 전달해 왔지만 올해는 어쩔 수 없이 문체부의 게임담당 과장이 시상했다.


우수상(문체부장관상)을 수여했어야 할 조윤선 장관은 야당 의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등 진퇴양난이다.


그 외 게임 비즈니스 혁신상, 스타트업 기업상, 인디게임상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수여한다. 그러나 현재 진흥원장 자리는 공석이다. 송성각 전 원장이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강탈 시도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상태이기 때문이다. 올해 이 상들의 상장에는 진흥원장의 이름이 빠진 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라는 직위만 적혔다.


모바일 게임 ‘화이트데이’로 우수상을 받은 로이게임즈의 이원술 대표는 “더 좋은 상에 대한 욕심도 있었지만 대상은 대통령상이더라”며 “이 상(우수상)에도 만족하게 해주신 현재의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는 수상 소감을 남기며 주목을 받았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국정을 혼란에 빠뜨린 박근혜 대통령을 반어적으로 비판하는 센스를 발휘한 것이다. 그는 “내년에는 더 좋아진 나라에서 더 좋은 게임으로 게이머들을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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