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강석호 최고위원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개헌을 압도할 만큼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고 있는 최순실 국정 농단과 관련해 새누리당 내 비주류 인사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당내 주류인 친박계 중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강성 친박계가 지도부를 장악한 탓에 사실상 기를 펴지 못했던 비주류 인사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최순실 국정 농단을 더 이상 두고 봤다간 보수진영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인적쇄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비주류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강 최고위원은 현재의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자신부터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고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끌어내리는 ‘배수진’도 여러 대책 중 하나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비주류 중진인 나경원 의원도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과 함께 내각 및 청와대 비서진의 총사퇴 촉구에 이어 특검 도입과 최순실을 강제 소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용태 의원 역시 MBC 라디오에 출연해 “역사상 최악의 국기 문란, 아니 국기파괴 사건이 일어났다”며 “여야 지도부가 당장 만나 특검 도입을 논의하고, 청와대 모든 사람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주류 가운데서도 화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김성태 의원(3선·서울 강서을)은 이정현 대표에게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와 같이 언급한 뒤, “야당을 공격하는 데는 입에 거품을 물고 싸우는 목소리를 내면서, 왜 대통령에게는 (그러지 못하고)당청관계를 올바르게 잡지 못하느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지금 국민들의 분노를 우리 당과 지도부가 아직까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 안타까움이 있다”며 “지금 새누리당 지도부가 대통령 측근 비리, 이런 비선 실세들의 호가호위를 보호하고 옹호하는데 목소리를 높여야 하느냐”며 공당 대표인 이 대표의 처신을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어 “새누리당이 청와대 2중대란 소리까지 들으며 당청관계를 유지한 모든 것들이 부질없는 결과가 돼버렸다”면서 “국민들의 격앙된 모습만큼 새누리당 의원들도 표현만 안 할 뿐이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고, 사태를 도대체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인해 박 대통령의 개헌 추진에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에 대해선 “최순실이란 사람 때문에 대한민국 미래가 걸린 개헌을 다 날려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순실은 한 마디로 국민의 반역자이자 역사의 큰 죄인”이라며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 사태는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정도로 끝날 수준이 아니며 분명한 사실은 대통령이 자기성찰, 자기반성의 자세를 깊게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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