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미국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은 “북한 비핵화는 가망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북한과는 이란식 핵동결 협상도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도 했다. 아울러 북한이 언젠가 미국 대륙까지 사정거리를 넓힌 핵단두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최악의 가정’을 미리 상정.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래퍼 국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참석한 미국 뉴욕 외교협회(CFR) 좌담회에서 “북한 비핵화 개념은 이미 실패한 개념(lost cause)으로 본다”며 “북한은 핵을 정권 생존을 위한 티켓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클래퍼 국장은 이날 발언을 통해 자신이 지난 2014년 ‘북한 억류 미국시민 2명’의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당시의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그들(북한 국민들)은 포위상태에 살고 있었으며, 매우 편집증적이었다”고 했다. 덧붙여 “그들이 핵능력을 포기한다는 개념은 애당초 안되는 일(a non-starter)”이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과의 핵 협상을 통해 취할 수 있는 최대치가 ‘북핵 능력 제한’ 정도겠지만, 북한은 이를 위해 ‘상당한 유인책(significant inducement)’을 조건으로 낼 것으로 전망했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의 핵탑재 미사일의 타격 능력이 미국 대륙 서부지역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 미국에 도달할 수있는 미사일을 발사할 수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그들(북한)은 그렇게 할 수있을 것이다. 우리는 최악의 가정을 상정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클래퍼 국장은 북한이 비무장지대 방송, 대북 전단지 등에도 매우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면서, 미국은 북한의 이런 약한 고리를 이용. ‘정보’란 효과적 무기를 좀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클래퍼 국장의 발언들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노선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클래퍼 국장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정부는 비핵화를 실패한 개념으로 믿고 있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정책 목표는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책 목표이며, 우리가 원하는 것이고, 그렇게 할 방법(a way)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