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미래라이프 대학 사업에 반대하며 본관 점거에 들어간 이화여대 학생들이 86일 만에 농성해제를 선언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학교 측의 미래라이프대학 사업에 반대하며 지난 7월 본관 점거에 나선 이화여대 학생들이 농성 86일 만인 오는 30일 농성해제 방침을 밝혔다.


본관 내부 정리 등 30일까지 점진적 해제 예고


이화여대 학생들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가 경찰 수사 중인 학생들이 사법처리를 당하지 않게 보호하고 각종 비리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길 바라며 퇴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은 “본래 약속대로 본관 점거를 해제하고 각자 자기의 자리로 돌아가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기에 이화인으로서 끊임없이 부조리에 맞서겠다”면서 “지난 86일 간 이어진 본관 점거농성은 역사적 전례가 없는 민주적 절차 속에 평화롭고 평등하게 이뤄진 최초의 시위로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화여대 학생들은 최경희 전 총장의 사표 수리 시점에 맞춰 지난 21일 농성해제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본관 내부와 비품 정리 등 후속조치가 필요해 구체적 해제 일자는 학교 본부와 조율해 30일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총장은 최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 입시·학사관리 등의 특혜 의혹에 휩싸이면서 지난 19일 끝내 사퇴했다.


내달 3일 이 대학 학생들은 학교 측에 요구한 내용의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4차 총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대 학생들, “학교 측, 각종 비리 의혹 철저히 밝혀야 할 것”


구체적으로 학생들은 학내 구성원들을 향해 ▲재학생 및 졸업생 관련 법적 처벌 금지 ▲학적상 불이익 금지 ▲개인적 인신공격 및 강단에서의 모욕 금지 ▲교수진에 대한 해임·계약해지 및 기타 고용상의 불이익 금지 등의 보장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피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의료지원 실행 ▲비리 의혹의 명확한 해명 및 관련 정보 공개 ▲입시비리 특혜 제공 책임자 처벌 ▲학내 민주적 의사결정 제도 확립 ▲총장선거 투명성 확보 등의 내용도 촉구했다.


한편, 교육부가 추진 중인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이화여대에서는 미래라이프대학 신설 사업이 계획됐지만 학생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다.


이에 따라 최 전 총장은 지난달 3일 계획 백지화를 선언하고 사업 이탈 방침을 밝혔지만, 학생들은 앞선 프라임사업 등에서 보여준 ‘불통’ 행보를 이유로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그간 지속해왔다.


게다가 최근 정치권에서 ‘비선 실세’로 지목한 최순실씨를 향한 국민적 의혹이 이화여대를 압박함에 따라 이 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까지 나서 시위 강행 의사를 밝히자 최 전 총장은 지난 19일 결국 사퇴한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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