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은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대우조선해양 비리 수사를 전담한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앞서 드러난 수조원대 부실회계를 묵인한 의혹을 받고 있는 딜로이트안진(이하 안진)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검찰, 최근 안진 소속 회계사 소환 조사


29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단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를 담당한 안진의 감사본부 소속 회계사 수 명을 불러 조사했다.


앞서 특별수사단은 지난 6월 안진을 압수수색한 이후 확보한 압수물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해 고재호(61)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5조원대 회계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간 대우조선해양의 감사를 담당한 안진은 매년 이 회사 회계자료를 ‘적정’ 의견으로 분류해왔다.


하지만 안진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올해 3월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 금액 중 일부에 대해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나눠 반영해야 한다’며 재무제표 정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안진이 수년 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회계감사를 미흡하게 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동시에 동 기간 흑자를 기록했다는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제표 내용도 사실상 거짓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특별수사단은 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 내용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회계법인이 고의적으로 묵인하지 않는 한 수년 간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이 5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회계사기를 저지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안진과 대우조선해양은 이 같은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분식회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도 함께 받고 있는 가운데, 양측은 재무제표를 수정하게 된 이유로 고의적인 회계사기가 아닌 기술적인 오류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환 게이트’ 관련 조현준 효성 사장 소환 조사


한편, 특별수사단은 박수환(58·여)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조현준 효성 사장을 이번 주 초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대표는 특정 업체들에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어주겠다며 컨설팅 명목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의, 이른바 ‘송사 컨설팅’ 의혹이 불거지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선 효성그룹의 ‘형제의 난’이라 불린 조현준 효성 사장과 당시 조현문 전 동륭실업 대표 간 경영권 다툼에 대한 법률 대응 과정에서 박 전 대표는 조 전 대표 측의 홍보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전 대표가 조 전 대표를 상대로 당시 분쟁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조 전 대표는 현재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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