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상하이에서 “기술로 디지털 격차 해소” 강조
“기술 발전에 개방적 마음 가져야” 美 제재 비판도

켄 후(Ken Hu) 화웨이 순환회장 (사진=화웨이)
켄 후(Ken Hu) 화웨이 순환회장 (사진=화웨이)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미·중 무역분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화웨이가 ‘디지털 격차 해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가나의 국가통신사들과 농어촌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전역에 기지국을 설치하는 등 대규모 투자도 단행한다. 기술을 통한 포용 성장을 부각해 반화웨이 움직임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이 23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 2021 개막 기조연설에서 “팬데믹 상황이 통제된다면, 우리는 삶의 질을 높이고, 기업을 더 스마트하게 만들고, 더 포용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격차 해소를 위한 사다리를 놓고 디지털 포용을 추진하는데 혁신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벌어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게 켄 후 순환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화웨이의 ‘디지털 포용성’을 강조했다. 코로나 시대에 맞는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화웨이가 적극 나섰다는 점을 부각했다. 지난 1년간 170여개국에 걸쳐 300여개 네트워크 운영을 위해 이동통신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일례로 인도네시아는 화웨이 새 디지털 제공 기술을 채택해 5만개 이상의 기지국을 구축했다. 중국 닝샤 지역의 경우, 화웨이의 통합 라우터를 통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클라우드 전환을 달성했다. 켄 후 순환회장은 “경제회복을 지향하면서 혁신이 오늘에만 국한되지 않고, 내일을 밝히고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매진해야 한다”고 했다.

인공지능(AI)과 5G, 클라우드 등 기술 발전에 따라 업링크 솔루션, 에지 컴퓨팅, 와이어리스 X 랩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체 대기업의 97%가 AI를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켄 후 순환회장 “모든 산업이 디지털 기술로 역량을 높이고 생태계를 구축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5G 혁신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파트너와 공동으로 특정 산업의 요구를 충족하는 기기를 개발 중이며 5G 애플리케이션의 ‘1+N’(1개의 네트워크 구축으로 N개의 디지털 기기를 연결하는 개념) 전략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20개 이상의 산업에서 1000개 이상의 산업용 5G 애플리케이션 계약을 체결했다는 설명이다. 향후 화웨이는 5G와 업계 표준을 조정해 5G2B(5GtoB·기업 비즈니스에 사용되는 5G) 앱을 빠르게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후 순환회장은 “코로나19가 통제되면 세계는 K자형 경제 회복의 실질적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적극 수용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 격차는 더욱 벌어질텐데, 불균형 발전과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포용 성장을 추진하는 한편 더욱 두텁고 넓은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방향으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에 화웨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신규 AI 서비스를 제공해 중소기업이 팬데믹 기간 동안 고용을 늘리지 않고도 생산성을 2배 높일 수 있도록 도왔다”며 “5G네트워크를 통해 팬데믹 상황에서도 원격 초음파진단과 CT촬영 등이 가능해 많은 사람들이 부족한 의료자원 속에서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구체적 투자금은 밝히지 않았지만 가나 국가의 통신사들과 농어촌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제휴를 맺고 가나 전역 2000개 이상의 지역에 루럴스타로 불리는 기지국을 설치한다. 해당 작업이 완료되면 가나의 모바일 커버리지는 기존 83%에서 95% 수준으로 확장돼 다수의 지역사회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후 순환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많은 문이 닫혔지만 혁신은 희망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했다”며 “지속적인 혁신, 개방적인 협력체계를 통해 다양한 산업은 디지털화를 이루고, 개인은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기업은 더 스마트해지고, 세계는 더 포용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서린 첸 화웨이 홍보·대외협력 부문 총괄 사장 겸 이사회 임원 역시 전날 MWC 상하이 사전 행사에서 “기술의 궁극적 지향점은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화웨이의) 디지털 기술이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첸 사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어떤 디지털 플랫폼이라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않으면 미국에 매우 위험할 것이며 5G는 그 중 하나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읽었다”면서 “소비자는 매일 5G를 통해 혜택을 받고 있으며, 항만, 광산, 운송 분야는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게 과연 나쁜 것이냐 (묻는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기술 발전이 정치화되며 때로는 나쁜 목적으로 활용되지만 많은 이들이 사이버 보안, 프라이버시 보호,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신뢰할 수 있는 AI를 위한 통치규범을 만드는 일에 힘쓰고 있다”며 “이제 자신감을 갖고 기술 발전에 개방적 마음을 가질 때”라고 화웨이 제재를 비판했다.

한편, 화웨이는 이번 MWC 상하이에서 홀 N1에 전시 부스를 만들고 무선1+N, 홈+, 올옵티컬베이스, 클라우드-네트워크 스마트커넥션 등 새로운 7개의 ICT 네트워크 개념을 비롯해 초간소화 사이트, 기가비트 홈브로드밴드, 프리미엄 프라이빗라인, 지능형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9개 신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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